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기'를 뜻한다. 요즘 말로 리즈 시절이다. 돌이켜보니 필자의 화양연화는 대학 시절이었던 것 같다. 한껏 자유를 누렸다. '사랑은 수많은 찬란한 무엇'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다.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은 미국영화 '모정(慕情)'의 원제(原題)다.
화양연화가 개인에 국한된 언어는 아니다. 국가도 전성기가 있는 법. 로마제국의 화양연화는 네르바,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피우스, 아우렐리우스 등 5현제(賢帝)가 다스리던 시기였다. 서기 96년에서 180년 사이, 이른바 '팍스 로마나' 시대다. 유럽의 화양연화는 '벨 에포크'로 묘사된다.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란 뜻이다.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경제·문화가 급속히 발전하며 평화를 구가하던 유럽의 태평성대를 말한다.
한국의 화양연화는? 바로 지금 아닐까. 미 브루킹스 연구소 시니어 펠로인 앤드루 여(Andrew Yeo) 교수가 그 이유를 요약했다.
박규완 논설위원
[사설]
TK 물갈이 80% ?…민주적 경쟁으로 공천 품격 갖춰라
사진=연합뉴스
수일 내 국민의힘 당무감사가 실시된다. 이번 당무감사는 '물갈이' 신호탄이자, 그 결과는 내년 총선의 기준이 된다. '공천=당선'이 유력한 대구경북지역에선 당무감사가 곧 공천심사와 다름없다. 물갈이 폭이 늘 전국 최고인 TK지역의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벌써 정체불명의 살생부가 떠돌아 현역 의원들을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느닷없는 'TK 70~80% 물갈이설(說)'이다. 고강도 당무감사에다 '용산 낙하산' '수도권 차출' 등이 맞물려 증폭되는 소문이다. 이는 TK 민심은 안중에 없는 일방적 재단(裁斷)이고 심하게 말하면 '학살'에 가깝다. '80% 물갈이'가 무슨 뜻인가. 대구경북 현역의원 25명 중 5명 안팎만 목숨을 부지한다는 얘기다. 현실화하면 22대 국회에서 대구경북은 또 '초선 천국'이 된다. 중앙 정치에선 보수 '본산'은커녕 얼뜨기 '변방' 취급받기에 딱 맞다. 대구경북의 정치적 리더십 회복도 요원하게 된다. '보수 본산'이라 일컫는 TK에서 다선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을 사라지게 만드는 '이상(異常) 공천'을 되풀이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 TK의 일방적 희생이다.
[영남타워]
깊어지는 가을, 깊어가는 고민
사진=농촌진흥청
올해는 가족이 좋아하는 수박과 복숭아의 구매는 아예 포기했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수박은 그리 크지도 않은데 3만~4만원대이고 복숭아도 크기가 좀 크다 싶으면 한 상자에 4만원을 넘어섰다. 이들 과일 대신 오랜만에 샤인머스캣을 샀다. 작황 부진으로 대부분 과일의 가격이 올랐지만 샤인머스캣은 재배농가 증가로 가격이 하락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안 팔리는 것보단 반가운 이야기지만 다른 과일이 다 오르는데 오히려 가격이 내려가 인기라는 소식이 샤인머스캣 재배농은 반갑지 않다. '귀족과일' 대접을 받았던 샤인머스캣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포도 캠벨과도 큰 차이가 나질 않는다. 지난해 추석 이후 샤인머스캣의 위상은 그야말로 급전직하했다. 생산량이 많은 데다 조기 출하 등으로 맛이 떨어지면서 가격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출하해도 생산비를 못 건진다는 푸념마저 나온다.
김수영 경북부장
[사설]
4년간 두 배 늘어난 아동학대…아이는 부모 소유물이 아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아동학대가 해마다 늘고 재범률도 높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아동학대 사범은 1만7천317명으로 4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대구·경북에서도 최근 5년 새 아동학대 범죄 검거 건수가 3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구속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대부분 불구속 기소 또는 벌금형에 그친다. 심지어 상당수는 재판에 넘겨지지도 않는다. 4년 새 전국에서 아동학대 재범도 4배나 증가했다.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고 폭력 등 위험에 노출돼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심히 불행한 일이다.
[취재수첩]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1일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업로드했다 / 홍 시장 페이스북 캡처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2010년 개봉한 영화 '부당거래'에서 검사 역을 맡았던 배우 류승범의 명대사다. 영화가 개봉한 지 13년이나 지났지만, 기막힌 대사만큼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를 준비하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시를 바라보며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말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국감 시즌'이 되면, 국회의 '자료 요구 갑질'에 몸살을 앓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은 70여 건에 이르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빗발치는 자료 요청에 공무원들은 야근으로 밤을 새우거나, 주말에 출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