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고향 시골 마을의 분위기는 왁자지껄했다. 가족, 집안 친지는 물론 옆집 친구와 어르신까지 뵐 수 있었다. 집집마다 고향 떠났던 자식들이 돌아오니 조용한 시골마을에 때아닌 주차난을 겪을 정도였다. 고향 시골마을이 어릴 적 삶의 터전이었고 부모님과 친인척, 친구, 후배들이 있으니 명절에 고향 마을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한 의례로 느껴졌다.
그러나 고향을 떠난 1세대들이 도시에서 결혼에 정착하면서 귀성의 개념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지금의 20~30대는 대부분 고향이 시골마을이 아니라 도시다. 시골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기도 하지만 안 계신 가정이 더 많다. 태어나면서부터 도시에서 자란 세대들이 부모님들이 가지고 있는 고향 시골마을에 대한 추억과 감상은 별로 없다. 시골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부모세대와는 다른 환경인 것이다.
박종문 편집국 부국장
[사설]
TK신공항 화물터미널 갈등 순리로 풀어야
대구경북(TK)신공항 화물터미널 배치를 둘러싼 대구시-의성군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터미널 배치를 요구하는 의성군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급기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의성군에 초강경 메시지를 던졌다. 홍 시장은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 "경북도·의성군과 협의가 무산될 경우 의성군수가 선언한 유치포기서를 받아서라도 신속히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화물터미널 배치 협의 종료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못 박았다. 이제 공은 경북도와 의성군에 넘어간 셈이다.
[경제와 세상]
세렌디피티(우연한 발견)의 재소환
페니실린을 발견한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교수직과 지방공공기관장직을 그만두고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한 지 3년 만인 금년 7월 1호 투자회수(exit)라는 행운을 맛보았다. 2년 전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행사 참석차 포항에 갔다 옆자리에 앉은 A사 부사장(현재 사장)과의 우연한 만남이 인연이 되어 상장 직전이었던 A사에 투자 기회를 얻었다. 이후 1년 8개월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큰 배수로 회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우연한 만남, 투자, 성공적 회수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단어가 생각났다.
세렌디피티는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과학연구의 분야에서 실험 도중에 실패해 얻은 결과에서 중대한 발견 또는 발명을 의미한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페니실린 발명이 대표적이다. 항생제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플레밍은 세균 배양실험 도중 실수로 배지의 뚜껑을 열어 놓고 퇴근하면서 다음 날 아침, 미생물 배지에 푸른곰팡이가 피었고, 푸른곰팡이에 오염된 미생물이 자라지 못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푸른곰팡이가 분비하는 페니실린을 발명하였다.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사설] 확 늘어난 비만 청소년…'단짠단짠' 위험성 적극 경고해야
비만 청소년과 당뇨·고혈압을 앓는 20대가 크게 늘었다. 달고 짠 것을 번갈아 먹는다는 이른바 '단짠단짠' 식습관과 유튜브 '먹방' 열풍 탓이다. 국정감사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으로 진료받은 중학생은 951명으로 4년 전보다 3.13배 늘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20대 당뇨 환자는 47.7%, 20대 고혈압 환자는 30.2% 늘어 80세 미만 환자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노인성 만성질환으로 여겨온 당뇨·고혈압이 젊은 층에서 급증하고 있어 우려감을 감출 수 없다.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층에서 대유행인 과일 꼬치 간식 '탕후루'를 보자. 당도 높은 과일에 설탕까지 입힌 것이니 얼마나 달달하겠는가. 외양만 봐도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탕후루 한 꼬치엔 성인 하루 당분 섭취 권장량(50g)의 절반가량이 들어 있다.
[동대구로에서]
'서울로, 서울로…' 고질병
서울 김포공항역 9호선 승강장이 출근길 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 뉴스1
서울에서 게임 회사에 근무하는 사촌 동생은 이번 추석 오랜만에 만나 "형님, 서울은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젊은이들이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정신이 없어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생존 경쟁이 살벌한데 왜 젊은 친구들이 '서울로, 서울로'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동생도 20대에 서울을 동경하며 상경했다. 당시에도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격언처럼 쓰이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생활에 그리 만족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경쟁에 지쳐가는 눈치도 엿보였다.
얘기는 수시 원서를 쓴 아들 녀석이 "오로지 인(in) 서울만 고집한다. 지방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푸념에서부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