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는 사서(史書)의 성경으로 불린다. 그중 52명의 화식가(부자)를 다룬 화식열전(貨殖列傳)을 중국인들은 상경(商經)이라고 한다. 사마천은 화식열전에서 "물자의 유통 및 수요·공급 조절이 인간의 이익 추구와 시장의 자연지험으로 이루어지니 통치자는 이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애덤 스미스가 저서 '도덕감정론'(1759년)과 '국부론'(1776년)에서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의 데칼코마니다. 2천여 년 전에 시장의 자율기능을 꿰뚫어 본 사마천의 통찰력이 압권이다.
세계인들은 18세기 말 시장경제의 효용성을 만끽한다. 세계 1인당 소득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혁명과 자유무역 확산이 티핑 포인트가 되면서다. 국가 간 교역은 국제분업을 촉진했고, 분업은 생산성과 기술 숙련도를 높였다.
[사설]
확산 일로 럼피스킨병…국내 최대 청정지역 경북마저 위협
사진=연합뉴스
첫 확진 11일 만에 69건으로 늘어나는 등 소 럼피스킨병이 파죽지세로 전국을 휩쓸고 있다. 전신성 피부병 증상으로 인한 유량 감소를 비롯, 비쩍 마르거나 유산·불임 등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국내 발생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발표한 충남 서산에서의 확진을 시작으로 10월 말 현재 전국에서 69건의 확진이 집계됐다. 국내 최대 한우사육지인 경북은 특·광역시와 제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일한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다.
경북도는 초비상이 걸렸다. 강원·충북·경남 등 인접한 도에서 잇따라 럼피스킨병이 발생했다. 언제, 어떻게 유입될지 모르기 때문에 선제대응만이 답이다.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축산농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강화하면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영남타워]
'작가의 산실' 영남일보 신춘문예
신춘문예의 계절입니다. 영남일보도 지난주 신춘문예 작품 공모 공지를 띄웠습니다. 특히 2024년도부터는 기존의 '영남일보 문학상'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이름을 바꾸고 역량 있는 신인 발굴에 나섭니다. 공지가 나간 후 며칠 만에 등단을 꿈꾸는 문청(文靑)들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옵니다. 벌써 여러 편의 작품이 등기우편으로 접수되고 있습니다. 연일 전화 문의도 끊이지 않습니다. 신춘문예의 열기가 여실히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우리나라 신춘문예의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습니다. 1945년 창간한 영남일보는 1960년부터 신춘문예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로 영남일보가 강제폐간되면서 신춘문예도 오랜 동면에 듭니다. 1989년 복간 이후 1991년 '영일문학상'으로 다시 시작해 1997년 공모를 앞두고 '영남일보 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사설]
대구 도심 빈집, 방치하면 '흉물' 잘 가꾸면 '보물'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빈집이 크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빈집은 13만여 호(도시지역 4만2천호·농어촌지역 8만9천호)나 된다. 농어촌지역 못지않게 도시지역의 빈집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청년인구 유출과 재개발 중단 탓에 우후죽순 생겨난 빈집이 도심에 산재한 '흉물'이 되고 있다. 대구도 예외가 아니다. 도심 곳곳에 방치된 3천500여 호의 빈집이 골칫덩이가 된 지 오래다. 행정당국의 제대로 된 정비와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알다시피 도심 빈집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붕괴 위험마저 있다. 또 인접 지역을 슬럼화시키고 범죄 사각지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빈집이 사유재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행정당국이 나서기도 쉽지 않다.
[더 나은 세상]
기후 대응 의병 활동
필자는 지난 10월27일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사단법인 한국혁신연구원이 주관한 '기후 위기와 에너지전환, 새로운 성장의 기회' 심포지엄에 토론자 자격으로 참석하였다. 여기에서 많은 전문가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더는 기후변화대응에 소극적인 정부와 공기관에만 이 문제 해결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즉 이른바 Net-Zero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Net-Zero 상태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내뿜지 않는 에너지로 70~80%를 달성해야 하는 가혹한 목표이다. 그래서 모든 선진국은 2030년에 이룰 중간목표를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행해야 할 최종 탄소 저감량의 절반 이상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우리 정부는 매우 소극적으로 약 20% 정도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고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