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뮤지컬 '에비타'는 1978년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에비타. 제29대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의 부인 에바 페론의 애칭이다. 그녀의 삶은 짧았지만 강렬했다. 통째 스토리텔링이자 한 편의 영화다. 시골 농장주와 정부(情婦)의 사생아, 15세 가출, 삼류 배우, 페론 대령과의 운명적 만남, 남편의 대통령 당선, 영부인 전성시대, 33세로 요절…. 1946~1955년 아르헨티나의 정치와 경제, 역사는 페론 부부에 의해 조각됐다.
후안 페론은 재임 중 기간산업의 국유화, 외국자본 축출, 노동자 처우 개선 등 사회주의적 대중영합 정책을 펼쳤다. 이른바 페로니즘이다. 그러나 페로니즘은 포퓰리즘과 동의어였다. 무리한 선심성 정책은 국고를 탕진했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난을 야기했다. 결국 후안 페론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다. 뮤지컬 '에비타'에서 여주인공이 부르는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에바 페론의 추억을 소환한다. 하지만 페로니즘은 아르헨티나 추락의 단초였다. 세계 5위 경제대국은 그렇게 무너졌다.
[사설]
국가 존망이 걸린 원자력발전, 다시 벼랑 끝에 서는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자력발전 정책이 정치권의 첨예한 논쟁으로 번지면서 표류하고 있다. 탈(脫)원전을 외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윤석열 정부의 친(親)원전 정책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원전 주변 지역민의 피해가 누적되는 것은 물론 국가 기간산업의 미래를 안갯속으로 내몰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폐기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반드시 과학적 처리방식을 거쳐 보관 폐기해야 하는데, 이를 저장할 임시 공간마저 거의 다 차간다. 국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 3개나 발의됐지만, 올해 정기국회 통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지하 깊숙이 묻어야 하는 방폐물 처리를 놓고 이렇게 무대책인 나라는 없다. 과학 아닌 사이비 이념논쟁 탓이다.
[동대구로에서]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 일이다. 지인이 새로운 외국인 친구가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상대는 일본인이고, 직업은 공무원이라는 정보도 알려줬다. 지인은 원래 일본인들과 교류가 있는 편이다. 이전 여자친구도 일본인이었기에 새 친구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의구심이 커졌다. 가끔 지인이 전해오는 새 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범상치 않아서다. 지인의 말을 종합해 보면 그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스포츠카를 몰 정도로 재력이 탄탄하고 인성이 바른 데다 미모까지 겸비한 재원이었다. 더욱이 나이도 10살 이상 어렸다. 목소리조차 들은 적이 없는 상대에 대한 환상이 너무 과해 보였다.
순간 '로맨스 스캠'이 떠올랐다. 로맨스 스캠은 애정을 가장해 피해자의 호감을 얻은 뒤 돈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사기 범죄다. 그렇다고 바로 범죄가 의심된다는 말을 하진 못했다. 피해 본 사실이 없거니와 괜한 참견으로 비치는 것도 싫었다. 며칠 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국내 주식도 하지 않는 지인은 그새 코인거래소를 통해 이더리움을 산 뒤 특정 사이트에 투자까지 한 상태였다.
[사설]
대구글로벌웹툰센터 국비 미반영은 '지방시대' 역행
대구글로벌웹툰센터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동대구벤처밸리 일대 전경. 〈영남일보 DB〉
인터넷을 통해 연재 및 배포되는 만화를 뜻하는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웹툰의 열기는 무척 뜨겁다. 수요와 공급 모두 나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열혈독자에게 웹툰 시청은 빼먹을 수 없는 주요 일과가 됐을 정도다. SNS 시대로 접어든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며 기업 수준으로 진화 중이라는 진단이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일부 드라마나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웹툰의 위력과 잠재성을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대구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구글로벌웹툰센터 조성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센터는 웹툰업계 종사자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창업 또는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대구는 지원기관이 집적돼 있어 웹툰 생태계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웹툰산업의 수도권 집중도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청년세대 유출을 막는 동시에 유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영남타워]
수도권'강화'위원회
10월6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울역 스마트워크센터 회의실에서는 교육부, 환경부, 산업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소속 국장 6명과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교수 등 4명이 수도권 규제와 관련한 5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실무위원들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화단지 조성사업(변경)안'도 수정 의결되면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비(非)수도권 기업 입주가 사실상 허용됐다. 구미 반도체특화단지 등 대구·경북 반도체 산업을 위기로 몰아넣는 순간이었다.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이하 실무위)는 1983년 출범한 수도권정비위원회(이하 정비위)의 소위원회로, 수도권 규제와 관련한 사안을 정비위로부터 위임받아 안건을 심의·의결한다.